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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와 연애

16. 인생의 첫 데이트... 처참한 결과

(필자는 미국인 이라 한글을 잘 못쓰니 맞춤법이 틀렸을수도 있으니 이해 주십시오 ㅠㅠ)

 

이전 글들 부터 읽기:

 

(나의 소개)

1. 호수 위에 고립된 한방울 기름

 

(중학교 시절)

2. 집단 괴롭힘

3. 어둠 속의 한줄기 빛

 

(고등학교 시절)

4. 나는 인간인가?

5. 아스퍼거인... 홈커밍 킹에 공천되다

6. 물리학 선생님 시해 음모 유언비어 사건

 

(대학교 시절)

7. 세계적인 대학에서의 연애 - 짝사랑의 퇴학

8. 세계적인 대학에서의 연애 - 실패 또 실패

9. 필자가 만약 잘생긴 남자로 태어났다면...

10. 여친 만나려고 소개팅 사이트 가입 했다가 악질 스토커한테 신상 털리고 2년 동안 협박 당하다

11. 6개월 동안 여자한테 이용당하다

12. 착한 남자가 세상으로 부터 당하는 취급

13. 남자는 돈없고 찌질해도 연애 잘만 한다 물론 잘생기기만 하면

14. 여자가 하는 말을 믿은 착한 남자의 최후

15. 여자는 사악한 남자를 사랑하고 선량한 남자를 멸시 한다

16. 인생의 첫 데이트... 처참한 결과

17. 여자들은 공감력 이라는게 있는가?

18. 최악의 첫 키스... 100 kg 여자한테 강제추행 당하다...

19. 백인 주류사회에 의한 동양인 남성들의 문화적 거세

20. 칼텍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

 

(한국 거주 시절)

21. 한국 생활...

22. 쪽지... 명함...

23. 미용사분께 준 손편지...

24. 대전 특구살롱

25. 여자들이 남자 외모 평가 하는 기준

26. 운좋게 나마 전화번호라도 얻으면 생기는 일...

27. 베트남인 식당 종업원 한테 베트남어 손편지를 줬더니 생긴 일

 

(결론)

28. 여자들은 피해는 사악한 남자한테 받고, 그것에 대한 보복은 선량한 남자한테 한다

29. 여자들의 2개의 어장 - 설거지론의 추악한 진실

30. '육각형 남자' 는 거짓인 이유...

 

칼텍 4학년때 일이었다. 새 학년이 시작하자 마자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신입생들을 주시 했다. 대부분 기숙사 rotation 기간에는, 어느 신입생을 우리 기숙사 하우스 멤버로 고를까, 어느 신입생이 우리 하우스 문화에 잘 맞을까, 하는게 칼텍 학부생 커뮤니티의 관건 이었다. 문제는 필자 소속한 플레밍 하우스는 스포츠 정신을 매우 중요시 했기 때문에 (필자는 왜 플레밍 하우스에서 날 골랐는지도 모르겠다... 스포츠 하나도 안하고, 잘하지도 않게 생겼는데), 운동 잘하고 (대부분 잘생긴) 남자 신입생들을 많이 들어오게 고르는 편이었다 (...). 하지만 필자는 매년 rotation 기간에 한심하게 여자친구를 소망 하고만 있었다.

 

4학년때 신입생중 ER이라는 신입생을 매우 짝사랑하게 되었다. 사실 ER는 이전 2학년 3학년에 사귀기 실패한 EW, AS 보다 훨씬 이뻤다. ER은 공대생 기준 아니라 바깥 일반인 기준으로 봐도 모델에 흡사한 미모를 가졌다.

 

가지고 있는 모든 용기와 자신감을 쥐어 짜내서 전화번호를 물어서 알았다. 칼텍에 새로 온 학생인 만큼 학교 여기 저기 소개시켜 주면서 친해 지려고 노력 했다. 이전 EW AS에 비해 필자를 친근하게 대하는거 같았다. 평생 짝사랑 한테 이만큼이나 진도를 나간건 처음이었다.

 

참고로 ER은 스시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필자도 일식을 매우 좋아한다. 필자와 같이 일본 만화도 좋아한다고 했다. 필자도 ER이 좋아하던 클레이모어 라는 일본 만화를 보는 중이었다. ER은 클레이모어 캐릭터중 '테레사'를 많이 닮았다고 하였고, 코스프레 하면 너무나 좋아 보일거라 고도 말해줬다. 머리 색깔, 헤어스타일, 얼굴형, 비율 모두 딱 맞았다. 드디어 코드와 취미가 맞아서 대화조차 가능한 여자를 찾아서 매우 기뻤다. 이렇게 예쁘고 순수한 여자가 씹덕일 지는 상상도 못했다 나와 맞는 사람을 드디어 만난거 같은, 거의 일생 일대의 기회 같았다. 몃주동안 필자는 하루종일 ER 생각만 하면서 살았다.

 

테레사

 

진심으로 ER 한테 데이트를 신청하고 싶었다.

 

일식 집을 검색한 결과 근처에 있는 고급 회전초밥 집을 선택하게 됐다. 컨베이어 벨트 회전초밥이 아니라, 흐르는 물 위에, 나무 배가 떠다니고 그 위에서 스시를 집어먹는 완전 비싸고 고급진 회전초밥 집이었다. 사진 만으로도 이렇게 좋은 회전초밥 집은 처음 본거 같았다.

 

인생 첫 데이트때 간 식당

 

얼마나 정성적 이였냐면 내비도 없던 시절이라, 혹시 회전초밥 가는 운전중에 길이라도 잃을까봐 걱정되서, 가는걸 여러 번 연습 하기까지 했다. 평생 일대의 기회라 생각 해서 사활을 걸었다. ER 같은 여자는 평생 다시는 안나타 날 것 같았다.

 

물론 연애경험이 완전 없고 여자 앞에선 완전 쑥맥인 필자는 많은 조언이 필요했다. 여자랑 둘이서 밥을 먹는거 자체가 이번이 처음 이었다. 그동안 커플이랑 맨날 third wheel 당하거나 음료수를 같이 마신적은 딱 한번 있었지만, 여자랑 둘이서 밥먹은 적이 한번도 없았다.

 

당시 GM 하고는 대화도 별로 안하는 사이였고DY 한테 조언을 좀 물었다. 이전 챕터에 소개한거와 같이 구두쇠 답게 스시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너무 비싼거 아니냐고 하였다. 그리고 DY의 사상은 당연히 절대 더치페이 하라고 못을 박았다. 남자가 밥값 다 내주면 그건 매력 없어서 돈으로 여자 환심을 사려고 하는 베타 메일 같은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진짜 잘난 남자는 여자한테 돈을 안쓴다고 말을 했다.

 

물론 이것 보다는 더 좋은 조언이 필요했다. 필자는 인터넷 까지 찾았고, 전문적으로 연애에 대해 강연하는 AB 라는 이름의 중년 백인 여성 연애 강사를 섭외 했다. 특히 AB는 미국 연애시장에서 절대적 불리한 조건에 있는 동양인 남자들을 많이 도우기 위한, 아시안 남성 연애 커뮤니티 단체에서 활동중인 강사였다. AB 는 필자와 같이 공부만 해서 연애에 서툴고 문화적 차이도 있는 동양인 남자들을 많이 코칭 한적이 있었다 (물론 그들도 필자같은 구제불능 아스퍼거 정도는 아니었을거다...). AB 말로는 더치페이 하지 말고 첫데이트를 먼저 신청한 필자가 밥을 사라고 했다. 당연히 맞는 말 같았다.

 

데이트는 안가봤기 때문에, 첫 데이트는 스킨쉽은 어떻에 하는지도 물어봤다. DY  GM 같은 잘나가는 나쁜 남자들은 첫 데이트 하기도 전에 여자랑 섹스부터 하고, 그 뒤에 데이트를 하건, 여자를 헌신짝 처럼 버리건 자신이 선택 하는것도 일상 이었지만, 아무리 쑥맥이고 여자에 대해 모르는 필자도 본인 경우 섹스 까지는 불가능 하다는 것은 알았다.

 

전문가 강사 AB 말로는, 현재 내가 말한 상황이나 ER과 가진 친밀감 밎 진도를 고려하면 키스 까진 가능할거라고 했다. 적어도 키스는 못해도 데이트 끝나고 안아주면 향후 관계에도 신체적 친밀감을 빌드업 하는데 좋을거라고 하였다. 연애 경험은 없는 필자지만, 모두 이치에 맞는 것 같이 생각됐다.

 

영화도 요즘 나온 영화중 좋은거 수소문 끝에… R.E.D. 라는 영화를 추천 받아서, 티켓 두장 까지도 예매 했다. 그렇게 고급 스시 먹고 영화 관람으로 계획을 완성 했다.

 

인생 첫 데이트때 본 영화

 

그렇게 해서 ER과 데이트를 가게 됐다. ER 기숙사 방 앞에서 픽업 하고 회전초밥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니, 회전초밥집 특성상 마주 앉아서 먹는게 아니고 옆에서 앉아서 먹는거라 약간 후회를 했다.

 

그런데 식당에서 웨이터기 시도 때도 없이 ER 한테 불편한거 없는지 엄청 잘 챙겨주고 잘해줬다. 길거리 다니면서도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줬다. 미모의 여자로 태어나면 사회에서 이런 대우를 받는 다는게 너무나 신기했다. 못생긴 동양인 남자인 필자가 평생 사회에서 당해온 취급과는 완전 정 반대였다. 완전 ER은 필자와 다른 세상에 사는건 확실 한것 같았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건, ER 같은 예쁜 여자랑 다닌 것 만으로도, 길거리 사람들이나 식당 웨이터들이 필자를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바뀐 느낌 이었다. 필자를 더 존중하고, 가진것 있는 대단한 남자 대우를 해줬다. 그날 저녁 평생 가져보지 못한 자신감을 잠시나마 갖게 되었다.

 

맛있는 초밥을 먹고 계산을 하게 됬다. 그런데 계산대에서, ER이 더치페이 한다고 했다. 필자는 인터넷에서, 여자들이 남자가 밥을 사면 인사로 더치페이 하자고 제안 한다는걸 많이 읽었다. 그래서 필자가 그냥 카드로 계산해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오면서 ER이 계속 더치페이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밥값 다 내는게 마음에 너무 걸린다고 하였다. 아예 근처 ATM 에 가서 현금을 뽑아서 주겠다고 하고, 바로 지나가는 흑인 남자 행인을 멈춰서서 ATM 어디있는지 아세요 라고 물었다. 흑인 남자는 매우 친절하게 ATM 있는곳 까지 우리랑 직접 가줬다. 거기서 ER ATM에서 돈을 뽑아 필자 한테 줬다. 이렇게 예쁘고 상냥한 여자인데 첫 데이트에서 조차 더치페이를 한다는 배려심 있는걸 알게 된 필자는 감동을 받았다.

 

모든것이 완벽한 여자랑 같이 있는것에 대해 눈물나게 행복했다. 그때까진 필자는 뇌에서 행복 관련 뉴런이 삭제 된거라 생각까지 했고 몃몃 기억하던 때 외엔 행복이란 감정을 느낀적도 없었는데 전정하게 나같은 사람도 행복을 느낄수 있구나 라고 생각 했다.

 

이제 같이 영화 보러 갔다. 옆에 있는 ER이 앉아 있는거 조차 너무 행복해서 영화 내용도 집중 못했다. 하지만 영화 내용조차 중요하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건 보물 같은 ER과 같이 있는 시간 이었다.

 

너무나도 행복한 데이트가 끝난 뒤, ER 데리고 다시 학교로 왔다. 운전하고 나면서 AB가 해준 스킨쉽에 대한 조언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키스 한적 한번도 없는데 잘 못하면 어떻하지 매우 걱정 됬다 어떻에 해야 하지 언제 키스하지? 아니야, 하면 안될거 같아 안아만 줘야 하나?...’

 

미국선 첫 데이트 후 대부분 키스 한다 ㅠㅠ

 

ER 기숙사 건물 앞에서 헤어질 때가 됬다. 그리고 필자는 생각한 대로 너무나 즐거운 데이트였어, 다음에 또 보자 라고 하고 ER을 끌어 안았다.

 

그런데 ER이 바로 필자를 뿌리쳤다. 뿌리 친후 바로 기숙사 안으로 도망가 버렸다 필자는 평생 느껴 본적도 없는 큰 충격을 당했다. 이게 어떻에 된 일이지? 조언 받은데로 모두 했는데물론 사람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아스퍼거 인이라, ER의 얼굴은 그때 잘 보지 못한거 같다. 하지만 필자의 추즉으론 벌레 보듯 매우 경멸하는 얼굴 이었을거라 추측한다.

 

즉시 방으로 돌아와 연애 코치인 AB한테 도대체 어케 된 일이냐고 물었다. AB 말로는 이 같은 경우는 ER 분명 데이트가 아니라, 그냥 친구끼리 같이 밥먹고 영화 본거라 생각했던 거라고 했다. 몃시간 동안이나 같이 있었는데 느낌 으로도 알수 있었을거 아니냐고 (?) 나한테 말했다.

 

필자는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다. 평생 처음으로 여자랑 같이 밥을 먹었는데, 그런걸 느낌으로 어떻에 알라고 나더러 초능력자라도 되라는건가... 진짜 여자들은 너무한거 같았다.  ER이 너무나도 착한 여자인 나머지, 잠시적으로 필자는 인간 여자들이 나를 남자로 절대 안본다 라는 불문율의 법칙을 잊은듯 하다.

 

사실 학창 시절때도 남 여 간,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 그냥 가까운 잘 아는 남사친 여사친 사이 인데도, 서로 허그 하고 안아주는 건 수도 없이 많이 봐 왔다. 당연히 성적인 접촉도 아예 아니라고 볼수도 있다. 그런데도 필자는 완전 성추행범 쓰레기 처럼 취급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로 다시 필자는 인간들이 서식하는 추악한 지구에서의 비인간 타종 유인원 으로서의 본인의 위치를 다시 깨닳게 됬다. 여자랑은 스킨쉽 조차 하면 안될 짐승으로 느껴졌다. 필자 본인이 완전 불가촉 천민처럼 느껴졌다.

 

불가촉 천민... 만지면 부정을 타고 저주 받는다

 

필자 본인이 남자의 가치로서 완전 번식불가 탈락 쓰레기로 느껴졌고, 남성으로서의 정체조차 부정당한 것으로 느끼고, 이로 말미암은 극심한 "성적 수치심" 까지 느꼈다. 솔직히 이는 추후 챕터에 언급할, '100 kg 고도비만녀 한테 파티에서 강제 추행당한 사건' 에서 피해 당했을때 느꼈던 성적 수치심 그 이상이라고 생각 한다. 사실 "성적 수치심" 이라는 단어는 다른때가 아닌 이럴때 쓰는게 제일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 이후 필자는 기숙사 방에서 혼자 술만 마시면서 비통해 하고 있었다. 수업도 거의 한달동안 가지 않았다. 너무나 이번 일이 억울 했다. 분명히 ER이 필자를 감히 나쁜 성추행범 쓰레기라고 볼것이 당연했다. 성적인것도 아무것도 없고 그냥 진심의 사랑의 표현 이었는데 너무나도 억울 했다.

 

학기 첫 파티도 그 다음 주였는데 필자는 ER 한테 가서, 지난주 미안했다고 사과 손편지를 써서 줬었다. 물론 ER 한테 답장이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ER 같은 미모를 가진 여학생이 칼텍 같은데서 싱글로 있다는것은 상상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때 ER 한테 손편지 준 학기 첫 파티에서도 당연히 수많은 남자들이 굶주린 짐승처럼 ER를 꼬시려고 온갖 발광을 해댔다. 그리고 당연히 몃주도 안되서 JL 이라는 남자랑 사귀게 됐다. 참고로 JL 은 여자와 남자와 둘다 성관계를 즐기는 양성애자 라고 들었다. 남자 소굴인 칼텍에서 굳이 JL 이 왜 희귀한 여자와 사귀 려는지도 한탄 스러웠다… ER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본인을 버리고 양성애자를 사귄다는 것에 더욱 수치심을 느꼈다...

 

몃 달뒤 크리스마스 날엔 혼자서 방에 힘들게 있었지만 내 소중한 사랑이자 평생 처음으로 밥을 같이 먹은 여자인 ER 한테 Merry Christmas 라고 문자를 보냈다 다행이도 Merry Christmas to you too 라고 답장이 왔다 하지만 그 뒤에 깊은 슬픔에 잠식되어 다시는 ER 을 보지도 연락 하지도 않았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ER 생각을 가끔식 한다. 아마 이때 ER이 첫 여자친구가 되었으면, 필자는 칼텍 졸업 후 한국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도 확실했다. 지금 인생도, 받고있는 연봉도, 살고 있는 인생도 완전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은 모르는것 뿐이다.